
백내장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수술 건수는 69만2126건으로 35개 주요 수술 중 1위다. 흔한 만큼 ‘간단한 수술’이라는 인식이 크지만, 눈마다 조건은 다르다. 2011~2015년 건강보험공단 전수 자료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는 수술 중 뒤쪽 주머니가 찢어지는 후낭파열로 유리체절제술까지 이어진 경우가 0.72%, 140건 중 한 건이었다. 드물지만 누구에게든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센트럴서울안과의원 황종욱 대표원장은 이처럼 수술이 어려운 ‘난치성 백내장’을 고치는 의사로 이름 나 있다. 다른 안과에서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해 황종욱 원장에게 환자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 황종욱 원장은 “그렇게 오는 환자는 이미 오래 전 백내장 수술을 받고 인공수정체가 탈구됐거나, 유리체 문제가 동반되는 상황이 많다”며 “눈 전체를 볼 줄 아는 의사에게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모두 같은 수술 아냐
난치성 백내장은 못 고친다는 뜻이 아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수술하기 어려워 미리 다른 방법을 준비해야 하는 눈을 말한다. ▲각막이 흐린 눈 ▲동공이 충분히 열리지 않는 눈 ▲전립선약 복용으로 홍채가 늘어져 펄럭이는 홍채이완증후군 ▲뒤쪽 주머니에 혼탁이 붙어 터지기 쉬운 후극 백내장 ▲하얗게 굳거나 부푼 백내장 ▲돌처럼 단단해진 갈색 백내장 ▲외상으로 수정체를 지지하는 구조가 손상된 눈 ▲악성 녹내장이나 유리체 출혈이 동반된 눈 등이 있다. 황종욱 원장은 “50~60대에는 드물지만 70대가 넘어가면 대부분 무언가 하나는 해당하고, 그때는 통상적인 방법만으로 수술을 끝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위험요인은 수술 전에 확인 가능하다. 전안부 검사와 전안부 단층촬영(OCT)으로 동공이 얼마나 열리는지, 앞쪽 공간인 전방의 깊이, 각막 내피세포, 수정체 위치와 뒤쪽 주머니 상태 등을 살핀다. 전립선약이나 항응고제 복용 여부도 확인한다. 눈 뒤도 봐야 한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문제지만 수술 후 시력은 망막 상태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녹내장이 있다면 수술 시기와 인공수정체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황 원장은 “백내장을 걷어내면 그 뒤에 있던 망막이 드러난다”며 “수술 전에 망막 상태를 알아야 수술 뒤 시력을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이 있다고 백내장 수술을 못 받는 것은 아니지만,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하면 신생혈관녹내장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난치성도 수술법 달리 적용해 한 자리서 끝내”
난치성 백내장은 눈 상태에 따라 수술법을 바꾼다. 동공이 충분히 열리지 않으면 홍채당김기로 넓히고, 수정체를 붙잡는 구조가 일부 약해졌다면 주머니 안에 팽창고리를 넣어 받친다. 주머니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다면 인공수정체를 눈의 흰자위인 공막에 직접 고정하는 ‘인공수정체 공막고정술’을 시행한다. 악성 녹내장이나 소안구증처럼 앞쪽 공간이 유지되지 않는 눈은 유리체 일부를 제거해 압력을 낮춘 뒤 수술한다. 공막고정술은 과거 실로 렌즈를 눈 벽에 묶는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실을 쓰지 않는 무봉합 방식도 널리 활용된다. 공막에 터널을 만들어 렌즈 다리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양쪽 터널의 각도와 깊이가 맞아야 렌즈가 기울지 않는다. 황종욱 원장은 무봉합 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눈 상태에 따라 봉합 방식도 선택한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순간은 후낭파열이다. 황 원장은 “후낭파열은 백내장 수술을 하는 안과의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라며 “뒤쪽에 구멍이 생기면 수정체 물질이 눈 속 젤리인 유리체로 떨어질 수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표준 교과서와 미국안과학회 진료지침은 이때 백내장 의사가 앞부분만 정리하고 절개창을 봉합한 뒤 망막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권한다. 황 원장은 백내장과 유리체 수술을 함께 이어가는 방법을 20년 전부터 연구해 온 망막 전문의로, 그 두 단계를 혼자 해낸다. 한 자리에서 유리체절제술로 이어 가고, 떨어진 조각을 회수해 인공수정체를 고정한다. 그는 “교환할지 고정할지, 유리체까지 다룰지는 눈 상태가 정한다”며 “어느 한 방법이 정답인 것이 아니라 그 눈에 맞는 답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난치성 백내장은 원래 눈 상태가 좋지 않아 합병증이 더 잦고 회복도 느릴 수 있다. 무봉합 방식 역시 만능은 아니다. 눈 벽이 얇거나 렌즈를 걸 곳이 마땅치 않으면 봉합이 필요하다. 황종욱 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마무리하는 것의 의미는 시력이 더 좋아진다는 약속이 아니라, 환자가 수술대 위에서 병원을 옮기거나 두 번째 수술과 마취를 겪지 않는 데 있다”고 했다.
수술 후 탈구된 인공수정체도 치료
어려운 눈은 첫 수술에만 있지 않다. 수술 후 수년이 지나 인공수정체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인공수정체 탈구’도 흔하다. 2002~2021년 건강보험공단 전수 자료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은 484만8125명 중 0.82%가 탈구로 다시 수술을 받았고, 위험은 10년이 지나면 3배가 됐다. 가장 큰 위험인자는 이전에 유리체망막수술을 받은 경우다.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지만 눈은 노화하기 때문이다. 렌즈를 붙잡던 실이 세월에 약해진 것이므로, 원인을 따지기보다 지금 눈에 맞는 방법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실이 남아 있으면 렌즈를 교환하고, 없으면 눈 벽에 고정하고, 렌즈가 눈 뒤로 떨어졌으면 유리체절제술로 회수한 뒤 고정한다. 후발백내장 레이저 시술을 받은 눈은 렌즈를 빼내는 순간 뒤쪽 젤리가 앞으로 밀려 나와 유리체절제술이 반드시 따라붙는다.
황 원장은 “수술을 받은 지 여러 해가 지난 뒤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고 흔들려 보이거나, 눈 속에서 렌즈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면 인공수정체 탈구를 의심하고 빨리 진료받아야 한다”며 “망막 수술 이력·고도근시·거짓비늘·녹내장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망막 검진을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병원, 이렇게 골라라]
백내장은 흔한 수술이지만 눈 상태에 따라 난도가 크게 달라진다. 센트럴서울안과 황종욱 원장이 조언하는 병원 선택 기준이다.
① 수술 전 검사로 눈 뒤까지 보는가=망막·시신경 검사와 전안부 단층촬영 등을 하는지 확인한다. 특히 70대 이상이거나 전립선약을 오래 복용했거나, 눈을 다친 적이 있거나, 고도근시·당뇨·녹내장·포도막염·망막질환 등이 있다면 눈 앞과 뒤를 함께 보는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② 수술 위험 요인을 미리 말해주는가=동공·전방 깊이·각막 내피세포·수정체를 지지하는 섬유(소대)의 상태와 복용 약 등을 확인하고, 내 눈의 수술 위험 요인을 미리 설명해주는 의사여야 한다.
③ 수술 중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대응 가능한가=후낭이 찢어지거나 수정체 조각이 눈 뒤로 떨어지는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지, 같은 수술에서 유리체절제술 등 필요한 처치까지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한다.
④ 수술 뒤 관리가 이어지나=망막질환·녹내장 등이 함께 있다면 수술 후에도 관련 질환까지 진료할 수 있는 의료진과 진료 체계를 갖췄는지 확인한다.






